◆ 주주는 주식회사의 법적 주인이다. 경영성과가 나쁜 경영진을 해임하고 비위행위를 저지른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회사를 지배할 수 있을 만큼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주식을 적게 보유한 주주는 회사의 주인 노릇을 하기가 쉽지 않다.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려면 경영진의 과오를 증명해야 하는데, 필요한 계약서 등 자료를 경영진이 흔쾌히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법은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권’ 등 소수 주주가 회사의 회계장부와 회계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비상장사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회계의 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제466조 제1항), 회사는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제466조 제2항).

주주가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권을 행사하는 과정을 보자.

비상장사 A의 주식을 갑이 20%, 을이 80% 보유한 상황에서, 을은 병을 A회사의 대표이사로 앉혔다. 이후 병은 회사 재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했다.

갑은 을과 병이 회사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의심해 해명을 요구했고, 을과 병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갑은 병에게 병의 경영 능력을 검증하겠다며 회사가 보유한 회계장부와 회계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병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갑은 A회사에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최근 회사의 주요자산인 B공장이 헐값에 처분됐고,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병의 경영 능력과 배임 여부를 확인하고자 회사의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최근 3년간 체결된 계약의 계약서, 회사의 계좌별 거래내용을 열람·복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위 내용증명우편이 바로 상법이 정한 ‘이유를 붙인 서면’에 해당된다. 다만, 병은 갑이 요구한 회계자료 등이 회사의 영업비밀을 담고 있어 제공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갑은 관할 법원에 A회사를 상대로 회계장부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했다(소송보다 가처분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갑은 소송에서 열람·복사를 원하는 회계자료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그 회계자료별로 필요한 이유를 세밀하게 소명했다.

회사는 영업비밀이 담겨 있어 A의 청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승소한 갑은 공인회계사, 변호사와 함께 A회사를 방문, 회계장부와 회계자료를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위의 사례와 달리 주주가 회계장부열람·등사가처분에서 ‘완승’하는 경우는 드물다.

회계장부에 관한 부분은 쉽게 이기지만, 회계서류에 관한 부분은 지는 경우가 많다.

주주가 회계서류를 ‘계약서 일체’와 같이 막연히 기재하거나,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밝히기 위해’와 같이 열람·등사의 이유와 해당 회계서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소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주가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료는 경영진의 행동과 그 동기를 알 수 있는 계약서, 계좌 거래내역 등 회계서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를 통해 해당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는 주주라면 회계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그 서류가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충정 송심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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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news.einfom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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